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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은 나이와 무관하게 배려하는 마음
최근 신문 등에서 ‘요즘 젊은 엄마’들이 ‘자기 자식 귀여운 줄만 알았지 자녀에게 남을 배려하고 생각할 줄 아는 예절교육은 시키지 않는다’고 꼬집은 기사들을 많이 보게 된다. 식당이나 지하철 같은 공공장소에서 소란스러운 아이, 그런 행동을 제지하는 낯선 어른들을 싫어하는 아이의 부모 등이 도마 위에 오른다.
그러나 나는 5살배기 사내아이를 키우고 있는 전형적인 ‘요즘 젊은 엄마’로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지난해 이맘때, 아이와 택시를 타면서 차에 오르는 게 서툰 아이를 재촉하다 아이가 넘어졌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내 잘못으로 아이가 넘어졌기 때문에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걸 들은 택시운전사가 “사과는 아이가 어른에게 하는 것인데 엄마가 아들에게 사과를 하느냐”며 “요즘 젊은 엄마들은…” 운운하며 매우 못마땅해 했다. 나는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등의 말은 나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오갈 수 있는 말이며, 부지불식간에도 나올 수 있도록 몸에 배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지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 부부는 ‘귀여운 내 자식이 다른 사람에게 천덕꾸러기가 돼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좋은 버릇을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남편은 아이가 차에 탔을 때만은 끼어들기를 하지 않고 양보운전을 한다.
주위 차의 과실에도 절대 거친 말을 하지 않는다. 나 역시 아이와 같이 다닐 때는 누구를 만나든 인사를 더욱 깍듯하게 챙기고, 지하철에 자리가 있어도 아이를 꼭 무릎 위에 앉힌다. “엄마 표만 끊었으니까 두 사람 자리를 차지하지 말자. 다음 역에선 사람이 탈지 몰라”라고 말해준다.
아이가 생기면서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것은 비단 우리 부부만이 아니다. 내 주변의 젊은 엄마, 아빠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예절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받드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돌봐주는 마음씀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약자들에게 조금 더 너그러웠으면 한다.
<> 출 처 :한겨레 2003년 3월 18일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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